코딩 부트캠프는 유용한가.

직업성 코딩 학원은 사실 꽤 오래된 방식이지만 언제부턴가 부트캠프라는 새 이름을 달고 여타의 학원과는 다른 모습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런데 부트캠프의 가치에 대해서는 현업자들 간에도 늘상 말이 많다. 열심히 하는 애들은 실력 좋게 졸업해서 일을 잘 한다고도 하고, 단기속성 면접통과용 포트폴리오 양성소라고도 한다. 사실 둘 다 맞는 말이긴 한데 그게 장단의 양면성이 있다는 뜻은 절대로 아니다. 서로 완전히 다른 환경 위에서 별도로 각자의 말이 맞는다는 것이다. 몇가지 지점을 얘기해보자.

우선 부트캠프로 좋은 실력을 갖추고 심지어 업계 선두의 회사에 들어가는 친구들이 있다는 의견이 있다. 부트캠프 홍보에 많이 등장하는 케이스다. 그런데 여기에는 두 가지 함정이 있다.

부트캠프를 좋은 결과물로 졸업했다면 이미 어느 정도 기본 수준을 가진 상태로 취업이나 이직을 위해 학원을 다녔을 케이스를 배제할 수 없다. 수능 만점자가 다닌 학원은 늘 대대적으로 광고를 하는데 과연 학원 때문에 그 학생이 수능 만점을 받은 것일까 만점 받을 학생이 그냥 그 학원에 다닌 것일까. 부트캠프도 똑같이 생각하면 된다. 저 사람이 부트캠프 때문에 좋은 기업에 들어갔다? 그럼 당신도 부트캠프를 열심히 다니면 그렇게 될 것이다? 전혀 아닐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난다 긴다 하는 회사에도 능력치가 못 미치는 직원들이 꽤나 많다. 채용은 언제나 기업이 겪는 가장 어려운 일 중 한가지고, 필터는 항상 구멍이 있어서 겉보기와 실체가 부합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매번 채용된다. 즉 부트캠프 출신으로 합격한 사람이 실력을 검증받아서 합격했다는 건 합리적인 주장이 아니다. 당신이 혹시 부트캠프와 무관하고 또 실력이 어중간 하더라도 어쩌면 우연히 합격할 수 있다. 기업의 채용시험은 만능이 아니다.

결국 누군가 부트캠프를 다녀서 업계 선두의 회사에 입사했다는 것은 그냥 입시학원의 홍보문구나 다를바 없는 소리다. 정말 그의 실력으로 붙었다면 그건 부트캠프 때문이 아니라 부트캠프 이전부터 쭉 해왔던 그의 공부 때문일 것이다. 또는 운 좋게 기술면접이 까다롭지 않은 급한 채용을 통과했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부트캠프가 실력을 강화시켜서 취업에 도움을 준다는 말은 분명히 사실이다. 다만 여기서 확실히 해둬야할 것은 특정 규모의 특정 분야를 한정해서 맞는 말이라는 것이다. IT업계 전반을 아우르는 실력자? 큰 기업의 인재? 어림없다. 그냥 적당한 회사의 적당한 웹서비스나 ERP류의 업무 등에서 취업 강점을 보일 것이다.

부트캠프에서 무엇을 하는지부터 알 필요가 있다. 흔히 SI 업무에서 주로 하는 일로 결과물을 한 개 만든다. DB를 쓰고 서버를 띄우고 화면과 함께 클라이언트를 만들고 이렇게 전반적인 과제를 완성한다. 물론 본질적인 기술을 배울 수는 없다. 학습 시간의 한계도 문제거니와 애초에 부트캠프 강사들은 교수도 아니고 현업자도 아니다. 개인 과제 이상의 더 큰 지식을 줄 수 있는 레벨이 아니다. 그럼 결국 부트캠프 졸업생들은 어디로 갈까. 대부분은 딱 그 커리큘럼 경력을 요하는 직업으로 간다. 정확히 6개월짜리 경력직이 되었다고 보면 된다. 신입이 경력직이 되었다. 그렇다면 도움이 된 것 만큼은 분명하다. 지원하는 학생들이 막연하게 꿈꿨던 그 방향의 도움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래서 부트캠프 출신은 뽑고 싶지 않다는 말도 마냥 무시할 수는 없다. 부트캠프 출신으로 잘못된 산출물을 만드는 사람이 꽤 많기 때문이다. 단기 속성 과제를 전반적인 지식으로 배운 사람이 선배들이 실패 경험으로 쌓아온 수많은 노하우의 업계 통용 문화를 알고 있을리가 없다.

그럼 부트캠프는 그럴싸한 껍데기일까. 그렇지는 않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각자의 말이 다 맞다고 하지 않았나. 적당한 수준의 지식을 쌓고 적당한 자리로 취업하기에 부트캠프는 절대 나쁘지 않다. 집중해서 열심히 하는 공부가 절대 나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다만 여러분이 지나가려는 길의 경로는 알아야 한다. 부트캠프는 대기업으로 직행하는 길이 아니다. 요즘 자주 하는 한탄으로 ‘경력같은 신입’, ‘뽑아줘야 경력을 쌓지’와 같은 것들이 있지 않은가. 부트캠프야 말로 이것을 타파하는 길이다. 부트캠프를 고민하는 여러분은 경쟁자와 대비해서 낮은 실력을 가지고 있을 것이고, 그렇다면 부트캠프를 통해서 6개월치 경력스러운 포트폴리오를 통해 평이한 수준의 취업을 무난히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 이제부터 더 나은 경력을 쌓을 수 있다. 당연히 실력도 쌓을 것이다. 그리고 열심히만 한다면 몇 년 후 당신은 얼마든지 큰 기업에 지원해볼 수 있다.

솔직히 부트캠프 출신으로 알만한 기업에 갔다는 친구들은 이미 부트캠프 이전부터 어느 정도 공부가 된 친구였다고 본다. 근데 어차피 조금만 더 노력하면 큰 회사에 붙었을 그런 친구들이 부트캠프를 굳이 거쳐서 취업하는 것은 탐탁치가 않다. 오히려 나쁜 코딩 습관만 들어서 올 뿐이다. 분명히 입사하고 나면 작업 습관 때문에 한 소리 단단히 들을 거다. 목적과 환경을 확실히 하자. 이미 프로젝트를 혼자 할 수 있는 사람은 그냥 취업준비를 하고, 부트캠프를 가야할 사람은 단계적으로 계단식 이직 준비를 하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