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분야는 신기술이 모두의 입장을 변화시키는 곳이다. 잠시라도 공부를 쉬었다가는 말 그대로 도태되어버리는 부지런한 시장이다. 그렇다면 신기술은 무조건적으로 강한가. 학생의 입장에서는 생각해볼 부분이 좀 있다.
현업자라면 신기술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남는 시간이 생기는 것보다 볼거리가 생기는 속도가 더 빠르다. 멈춰있을 여유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신기술을 다 공부할 필요는 없다. 본인의 업무에 쓰이는 것만 알아도 충분하다.
그렇다면 학생의 입장도 마찬가지 아닐까. 나중에 안 쓸 걸 지금 미리 배워서 다른 걸 공부할 시간을 빼앗기는 것은 비효율을 넘어서 낭비다. 특히나 신기술이라는 영역이면 더 그렇다. 나중에 현업에 가게 될 즈음이면 사장된 지식일 확률이 크다. 그런 걸 배울 바엔 한 줄이라도 기본기를 더 보는 것을 권한다.
신기술의 단 맛에 넘어가는 건 비단 학생들 뿐만이 아니다. 어느 수준까지 오르기 전에는 헌업자도 판단력이 흐려지기 십상이다. 신입, 대리급의 많은 사람들이 신기술이면 먼저 탐내고 보는 경우가 흔하다. 예를 들어 ‘루비 온 레일즈’는 새로운 트렌드인 것처럼 급격하게 인기를 끌고서는 지금은 어디에 있는지 보이지도 않는다.
현업자의 경우에는 학생과는 다르게 양면성이 있다. 계속해서 차근히 계단을 올라온 사람이라면 신기술의 다음 계단을 반드시 밟아야 한다. 이건 부효과가 전혀 없는 순수한 발전이다. 무조건 칭찬하고 마땅히 응원한다. 그러나 기초 없이 신기술만 자꾸 찾는 사람도 꽤 많다. 제빵 배웠다가 때려치우고 또 한식 배웠다가 관두고 또 커피 배우다가 말고. 이와 다를 게 없다. 이건 공부가 아니라 그냥 주의력결핍에 인생 내다버리는 백수다. 신기술은 예쁜 그릇 같은 것이다. 음식을 제대로 만들고나야 잘 담았을 때 빛이 난다.
그러니 학생의 경우는 너무나도 명확하다. 현업자도 그런데 하물며 학생이 예외가 있으랴. 어지간하면 신기술에 눈독 들이지 마라. 아직 채워야할 기본기가 산더미다. 굳이 안달할 필요가 없는 것이, 현업자가 되면 너무 바쁘고 피곤한데도 어쩔 수 없이 봐야 한다. 때 되면 다 해야되는 건데 순서 바꿔서 할 거 제쳐두고 안 할 거 먼저 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도 없다.
